국내 판례
[퇴직금] 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4다294705 판결
관리자 2026. 01. 05 47


【판시사항】

[1]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는 경우 및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2] 갑 등 장례지도사들이 장례업 등을 영위하는 을 주식회사와 의전대행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을 회사의 지역본부에서 ‘의전팀장’으로 불리면서 장례의전대행 업무를 수행하다가 을 회사가 장례의전 업무를 병 주식회사에 위탁하기로 하자 을 회사와 계약해지를 합의하고 같은 날 병 회사와 의전대행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병 회사의 의전팀장으로 장례의전대행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계약해지를 합의한 때부터 3년이 지난 후에 갑 등이 을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을 구하자, 을 회사가 갑 등의 퇴직금 청구권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 사안에서, 을 회사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실정법에 정하여진 개별 법제도의 구체적 내용에 좇아 판단되는 바를 신의칙과 같은 일반조항에 의한 법원칙을 들어 배제 또는 제한하는 것은 중요한 법가치의 하나인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소멸시효 제도는 법률관계 주장에 일정한 시간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그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다툼을 종식시키려는 것으로서, 누구에게나 무차별적·객관적으로 적용되는 시간의 경과가 1차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설계되었음을 고려하면, 법적 안정성 요구는 더욱 선명하게 제기된다. 따라서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2] 갑 등 장례지도사들이 장례업 등을 영위하는 을 주식회사와 의전대행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을 회사의 지역본부에서 ‘의전팀장’으로 불리면서 장례의전대행 업무를 수행하다가 을 회사가 장례의전 업무를 병 주식회사에 위탁하기로 하자 을 회사와 계약해지를 합의하고 같은 날 병 회사와 의전대행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병 회사의 의전팀장으로 장례의전대행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계약해지를 합의한 때부터 3년이 지난 후에 갑 등이 을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을 구하자, 을 회사가 갑 등의 퇴직금 청구권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 사안에서, 을 회사가 시효완성 전에 갑 등의 퇴직금 청구권 행사를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갑 등으로 하여금 그러한 권리행사나 시효중단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갑 등은 위 계약해지 합의 후 3년 이내에 퇴직금 청구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을 회사가 시효완성 후 시효 이익을 포기하거나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인 정황이 없고, 다른 채권자들과 달리 갑 등에게 특별한 보호의 필요성이 있다거나 같은 처지의 다른 장례지도사들이 시효완성 후 을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아 을 회사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퇴직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데도, 을 회사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출처 : 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4다294705 판결 | 사법정보공개포털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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